디지털 시대의 언론은 어떠해야 하는가, 손석희 전 JTBC 대표 특강 현장 속으로

작성자 응용미술교육과 / 김혜원
등록일 2025. 3. 31
공지분류 한양대 소식
조회수 90

지난 12일, 손석희 명사 특별 강연회 개최
"시대가 흘러도 미디어 본질은 바뀌지 않아"
"때론 형식이 내용을 지배, 어젠다 키핑 중요해"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이 지난 12일 서울캠퍼스 사회과학관에서 손석희 전 JTBC 대표이사를 초청해 특별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은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이라는 주제 아래 이뤄졌다.

저널리즘의 이론과 현실을 절묘히 조합해 JTBC 뉴스룸을 혁신하고 대중적 인기까지 거머쥔 한국 언론사의 유일무이한 존재, 손 씨의 강연 현장을 찾았다.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은 지난 12일 서울캠퍼스 사회과학관에서 손석희 전 JTBC 대표이사를 초청해 특별 강연회를 개최했다.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은 지난 12일 서울캠퍼스 사회과학관에서 손석희 전 JTBC 대표이사를 초청해 특별 강연회를 개최했다. ⓒ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미디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 손 씨는 "시대가 흘러도 미디어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송미주 기자
▲ 손 씨는 "시대가 흘러도 미디어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송미주 기자

손 씨는 "일부 사람들이 나를 레거시 미디어의 마지막 주자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디지털 세대와도 친숙하다"고 말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을 '최초로 뉴스를 다음 포털에 생중계한 사람'으로 소개하며 "뉴스룸이 끝나고는 기자들과의 만담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레거시 미디어를 디지털 미디어와 결합시키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그는 레거시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는 단절될 수 없음을 밝혔다. 시대가 흘러도 미디어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급변한 미디어 환경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매스미디어는 대중을 향해 막강한 영향력을 갖지만, 유튜브가 이런 질서를 무너뜨렸다"며 "최근 세상이 유튜브,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우리 인간사가 가지고 있는 모순은 디바이스가 해결해준 것이 아니라, 디바이스로부터 전파됐다"고 말하며 최근에는 이 경향성이 급강화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했다.

 

미디어의 변화,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손 씨는 "요즘 사람들이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지며 사고의 흐름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하며 청중을 향해 "거듭되는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이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물었다. 

언론정보대학원생 중 한 명은 "현재의 상황이 유지된다면 언젠가 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다"며 "자기확증편향이 확산돼 서로의 주장만을 옳다고 믿으면 사회에서 포용은 사라지고,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이 쇠퇴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 손 씨가 알랭 드 보통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디지털 시대의 뉴스가 추구해야 할 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 손 씨가 알랭 드 보통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디지털 시대의 뉴스가 추구해야 할 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손 씨가 "세상에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고 반문하자, 대학원생은 "자기확증편향을 반복하는 중간 지대가 넓어지면 사회 전체 분위기가 물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 씨는 "앞으로는 이런 전망을 담아내는 그릇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며 "교육도 중요할 것이고, 미디어의 역할도 분명 있을 것이다"고 미디어 비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끔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손 씨는 JTBC 뉴스룸 시절, 세월호 사건을 200일 넘게 지속 보도한 경험을 언급하며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씨는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20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해당 이슈에 관해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같은 현장에서 취재하는 후배 기자들에게 "형식이 때로는 내용을 지배한다"며 어젠다 키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손 씨는 "이것이 새로운 형식의 뉴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다"며 "특정 뉴스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덮일 수도 있기에 어젠다 키핑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언론계에 몸담기로 생각했다면 중요한 뉴스를 재밌게, 재밌는 것을 중요하게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뉴스룸으로 돌아간다면

▲ 손 씨는 한 학생에게 "품위 있게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으면 팩트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 송미주 기자
▲ 손 씨는 한 학생에게 "품위 있게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으면 팩트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 송미주 기자

손 씨의 강연이 끝나고, 한 청중이 손을 들어 그에게 질문했다. 그는 손 씨가 뉴스룸 앵커이던 시절 같은 회사에 재직했다고 밝히며 "뉴스의 진정성이 훼손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손 전 대표님께서 다시 한번 뉴스룸을 맡는다면 어떤 식으로 운영하실 것 같은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는 유튜브와 종합 케이블 방송, 심지어 지상파까지도 디지털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설명하며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는 협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의 즉시성을 강조하는 레거시 미디어와 시간을 두고 담론을 펼칠 수 있는 뉴미디어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부생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가짜뉴스가 많은 세상인데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전했다. 손 씨는 "시간을 들여 근거를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품위 있게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으면 팩트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번 특별 강연회를 주최한 한동섭 언론정보대학원장은 강연이 끝나고 "한양대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최고 수준의 강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손석희 사장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언론인이고, 학생들에게 최고의 언론인과 언론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출처: https://www.newshyu.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7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