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는 생체신호 센서, 전자 문신 개발
일상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미래 의료 시대로의 선도
“스스로의 잠재력을 위해 몰입하는 경험해보길”
피부에 스티커처럼 붙이기만 하면, 생체 신호를 감지하고 약물까지 전달하는 차세대 전자 문신이 등장했다. 김성환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전자 문신은 실크 단백질과 멜라닌 같은 생체 소재로 만들어졌다.
해당 성과는 피부와 전자회로 사이의 전기적 연결을 구현해 기존 웨어러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생체 신호의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한 이번 연구는 의료 기술의 방향을 병원 밖 일상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나은 일상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자 문신, 생체 신호를 읽는 피부 위의 회로
김 교수가 개발한 전자 문신은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생체 신호를 감지하고 전기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얇은 필름 위의 회로를 피부에 붙이는 방식은 일반적인 타투 스티커와 유사하지만, 피부 위에 작동할 수 있는 전자 회로를 직접 구현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세계 최초로 구현한 '바이오 반도체층 전환 기술'에 있다. 피부에 부착하는 전자소자는 유연해야 할 뿐 아니라 인체와의 전기적 연결이 필수적이다.

절연성 고분자 기판을 활용했던 기존 연구들은 피부와 전자소자 간의 전기적 연결이 어려워 생체 신호를 정확히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교수는 실크 단백질과 멜라닌을 결합한 생체 친화적 소재로 전도성 기판을 제작하고, 멜라닌 농도를 조절해 반도체의 전도도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소재는 인체에서 유래된 성분으로, 피부 자극이나 독성 없이 안정적으로 생체 신호 감지가 가능하다.
바이오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이번 전자 문신은 전자회로와 피부 사이의 전기적 연결을 구현했고, 심전도 측정에서 기존 전극보다 뛰어난 신호 대 잡음비(신호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전력에 대한 잡음의 전력)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전자 문신은 향후 인공 전자 생체조직으로서 확실한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건강 모니터링 시대로의 새로운 선도
김 교수의 주 연구인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크게 전자공학 기반의 의료기기 개발과 생명공학·의약학 관련 약물 및 생체 재료 개발로 나눌 수 있다. 김 교수는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두 분야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가 기기와 생체 사이의 인터페이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전자 문신은 기존 웨어러블 기기와는 상당한 차별성을 지닌다. 얇고 유연하며, 구성 소재 모두 생체 적합성을 가진 바이오 물질로 이뤄져 있어 장기간 사용해도 피부 자극이나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당 특성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의료 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전자 문신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했던 만성 질환 환자들은 일상에서 본인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병원 진단과 관리를 병행해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피부 질환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심전도와 같은 생체 신호 또한 일상 모니터링이 가능해 효율적인 맞춤 관리와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
"어딘가에 있을 그 보물을 위해"
박사과정 이후 김 교수는 미국 터프츠 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그는 나노기술 및 광학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크 단백질을 나노 구조화해 빛과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소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김 교수는 바이오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전자 및 광학 소자 개발을 연구 중이다. 그는 전자빔리소그래피를 이용해 실크 단백질 위에 정교한 나노 패턴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메타물질과 전자 문신을 결합해 센서 민감도를 높이는 등의 융합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의 원동력은 '새로움의 실현'이다. 그는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그는 현재까지의 연구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번 전자 문신 기술과 관련해서는 약물을 원하는 시점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추가로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코스메틱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바이오 소재를 활용해 전기 · 빛 신호를 자유자재로 처리할 수 있는 인공 신경망 및 인공 피부와 같은 공학적 생체 조직을 구현하고 싶다"며 기존 나노 공정 기술의 전문성을 살려 빛 신호를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활용할 계획을 함께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양인들에게 격려 한 마디를 남겼다.
"여러분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몰입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확실한 결과가 나올까' 하는 불안함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100퍼센트 예측 가능한 미래는 없습니다. 땅속 어디에 보물이 묻혀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요.
어디를 파야 할지는 나름의 탐색과 판단을 통해 결정하되, 정하면 온전히 집중해서 깊이 파 내려가야 합니다. 설령 그곳에 보물이 없었다 할지라도, 땅을 깊이 파 내려가 본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자산이 됩니다. 여러분도 이것저것 얕게 파보기보다는 열심히 고민해서 정한 그 한 곳에 열정과 노력을 쏟아보면 좋겠습니다!"
출처: https://www.newshyu.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8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