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 건학 이념 ‘사랑의 실천’은 여러 사회 불평등을 해결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여기 교육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봉사의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곳이 있다. '서울샛별학교'는 검정고시 야간 학교를 배움을 나누는 공간으로 재구성한 무료 검정고시 교육기관이다. 성동구청, 성동구도시관리공단,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의 정부기관 및 준정부기관과 함께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
작년 30주년을 맞이한 서울샛별학교는 봉사의 정신으로 한데 모인 20대 청년들이 학교 밖 청소년부터 새터민, 결혼이주여성, 노년층까지 교육 소외계층에게 검정고시 학습을 지원해왔다. 배움에 대한 지역 사회의 니즈 충족에 공헌하는 이들을 이끌어 운영하는 서울샛별학교 교장 조수현(독어독문학과 4)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교육 소외계층의 꿈을 지원하는 '서울샛별학교'
현재 운영하시는 서울샛별학교는 어떤 학습을 지원하고 있나요.
서울샛별학교는 20대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교사들이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경주하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인증 검정고시 무료교육기관입니다. 어르신, 결혼이주여성, 학교 밖 청소년 등 다양한 학생들이 매일 저녁 수업을 받기 위해 본교를 찾습니다. 배움을 향한 교사와 학생의 발걸음은 31년간 계속되고 있어요.
다만 저희는 검정고시에서 그치지 않고 문해력과 문화적 양극화에도 주목했습니다. 한글, 한국어 교육을 통해 어르신의 문해력을 기르고 결혼이주여성의 한국 사회 정착을 돕고자 했습니다. 또한 박물관, 공방, 연극 체험을 통해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교사와 학생이 교실 밖에서도 추억을 쌓고자 했어요. 이제 본교 학생들은 읽고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본인이 체험한 문화생활에 대해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서울샛별학교의 주 학생층이 어떻게 되나요.
서울샛별학교에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가난과 생계 때문에 어린 시절 배움의 뜻을 잠시 놓아야 했던 어르신들, 머나먼 이국 땅에서 결혼과 생계를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들,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청소년들까지 다양하죠. 각자의 사연을 한 보따리씩 짊어진 사람들이 학생이 돼 오직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샛별학교에 찾아옵니다.
교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서울샛별학교에는 그 꿈을 이루는 길에 선뜻 함께하고자 나선 이들이 모였습니다. 이제 막 상경해 아르바이트와 수업에 매진하는 대학생들, 교단에 서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예비교사들, 삶의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직장인들까지 스스로의 삶에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년들이에요. 타인의 삶에 작은 이정표가 되고자 선생님이 돼 서울샛별학교로 모입니다.
서울샛별학교는 학생에게 무료 수업 및 상담을 지원하며 교사단은 무급으로 활동하는데요. 학교가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서울샛별학교 교사 전원은 자발적으로 모여 무급으로 봉사합니다. 교사들은 대개 각종 언론 보도와 방송, 입소문, 학교 커뮤니티, 직장 커뮤니티를 통해 본교를 접해요. 이들은 아무 조건 없이 본교에 찾아와 선뜻 봉사하겠다고 나섭니다. 낮에는 본인의 일상생활을 열심히 살아가면서 밤이 되면 본교에 와서 수업해요. 주중에 시간을 쪼개 행정업무도 수행합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지역사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어진 지원과 함께합니다. 성동구청에서 교재 제작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받으며 성동구도시관리공단과 MOU를 체결해 수업 장소를 제공받습니다. 민주평통 성동구협의회와 평생교육 간담회를 개최하며 교직원 공제회 'The-K'는 예비교사들이 양질의 봉사환경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끔 본교를 후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교육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헌신하는 20대 청년 교사들이 있어요. 청년들은 각자의 삶의 현장과 본교를 오갑니다. 본교는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우는 공간입니다.
서울샛별학교가 작년 교육부 장관 명의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서울샛별학교의 일원으로서 귀교가 선정됐을 당시 기분이 어떠셨나요.
대학 입학과 동시에 몸 담았던 작은 대학생 동아리는 서울샛별학교의 전신이에요. 이후 '서울샛별학교'라 처음 명명하고 오늘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제 대학생활은 다사다난한 일로 가득했습니다. 그만큼 샛별을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만들 수 있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수업과 행정업무를 수행하며 때로는 지치기도 했지만 봉사의 정신으로 한데 모인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료 교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샛별학교의 일원들이 함께 흘려온 구슬땀을 '교육부 선정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컸습니다.
일선에서 서울샛별학교 운영을 총괄하는 조수현 학생
서울샛별학교 교장으로서 어떤 업무를 주로 맡아 하시나요.
교장은 학교 운영과 대외기관 협력을 총괄합니다. 또한 매학기 교육기부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대표단 업무 추진을 지도합니다. 조직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도 하고 교내·외 돌발상황 발생 시 가장 일선에서 대처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서울샛별학교를 알게 되셨나요. 교장직을 맡기로 결심하셨던 때의 마음가짐도 궁금합니다.
올해 초부터 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2021년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서울샛별학교의 전신이었던 대학생 봉사동아리에 입단한 이후로 4년간 샛별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교장직 수행에 대한 개인적 열망이 컸어요. 그간의 시간 동안 학생들과 직접 교류하는 정규 수업보다는 학교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행정업무를 도맡아 진행한 몫이 더 컸기에 '교장'이라는 행정 총괄 업무를 또 한 번 맡는 것에 오랫동안 고민했죠. 그러나 제 대학생활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서울샛별학교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장 초반에 다졌던 운영 목표가 있으셨나요. 현재 서울샛별학교는 얼마나 그 목표에 다가가고 있나요.
서울샛별학교 교장직에 신규 취임하면서 '등록 학생 수와 학교 운영 자금의 안정성 확보'를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운영 목표로 삼았습니다. 교장직을 수행한 지 한 학기가 지난 오늘 이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를 톺아보자면 본교는 소속 교사들의 노고와 협력 덕에 이미 기대치 절반 이상을 훨씬 웃도는 운영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싶네요. 지난 학기 종강 시점 기준으로 최종 등록 학생수는 (한글/초,중,고 4개 분반 합) 40명 안팎을 달성했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고보조금 지원 선정 등을 통해 안정적인 학교 운영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TV조선 9시 뉴스 출연, 매일경제신문 단독기사 등재 등의 사회적 인지도 향상을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에 한 학생으로부터 받았던 손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쭈뼛거리는 모습으로 교실을 찾은 만학도 어르신은 손주손녀뻘 교사에게 연거푸 인사하며 "다시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수줍게 학생 등록 신청서를 작성하셨어요.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여하며 다시 잡은 연필로 쓴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정성이 담긴 손편지는 볼때마다 제 마음을 아리게 한편으로는 뜨겁게 만들어요. 이 편지는 지금 저희 집 현관 정중앙에 걸려있어요. 매일 오전 외출 직전 이 편지를 보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가 많습니다.
교육에 관해 가지고 있는 꿈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독어독문학과와 사회혁신융합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직관된 전공 분야가 아니기도 하고 '교육'이라는 대명제에 대한 원대하거나 거창한 꿈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서울샛별학교 활동을 하면서 대학생인 제가 가진 능력과 시간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교육'이라는 매개를 통해 행복을 전해줄 수 있음의 의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둔 지금 스스로가 진로를 찾아가는 길목에 서 있는 부랑자라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쫓아온 '한독국제협력관계 분야 종사'라는 꿈을 이루는 것에 서울샛별학교 활동은 크고 작은 이정표가 돼주고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의 힘
대학생 신분으로 봉사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요. 한양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으로서 새내기 시절에 봉사를 대학생활 내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교육봉사를 처음 접하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여러 대외활동을 병행하고 그 기회를 통해 뜻 깊은 경험과 인연을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고 한 조직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자아실현과 개인적 발전에 고무적 동기가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수많은 동료 교사들과 인연을 맺기도 하고 대외기관 협력 기회를 통해 공관과 협업하는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필히 학술적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미약한 움직임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2막을 살아갈 동기를 불어넣는다는 사실이 지금도 벅차다고 느낍니다. 사랑을 실천합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이 기회를 통해 한양에 서울샛별학교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한양인을 본교로 모시고 싶습니다. 본교는 5호선 신금호역 소재로, 왕십리역에서 지하철로 2개역 거리에 위치합니다. 교육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자 본교에 모인 훌륭한 동료 교사를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양질의 봉사환경에서 교육봉사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서울샛별학교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네이버, 인스타그램, 에브리타임, 캠퍼스픽, 유튜브 등지에 '서울샛별학교'를 검색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교에 대한 모든 관심에 진심과 정성으로 회신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www.newshyu.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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