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수업도 남다른 한양대
학생들은 대학에서 전공 지식을 익힐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통해 다방면의 상식과 교양을 쌓게 된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교양수업은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좋은 방법이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인문, 사회, 자연 등 분야마다 최소 이수 학점을 배분해 필수교양 과목을 설정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대학 교육의 혁신을 이끌어온 한양대는 교양수업의 퀄리티도 남다르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블랜디드 온 스테이지-뮤지컬 제작 프로젝트'다. 이 과목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진이 한양인에게 일생에 한 번쯤 공연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개설한 교양수업이다.
수업 2~3주 차까지는 뮤지컬 이론을 배우고 이후에는 대본 리딩과 무대 제작, 리허설 등 뮤지컬 공연을 위한 실질적인 실기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팀을 꾸려 학기 말까지 한 편의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무대 위를 성장한 우리로 채우다
지난 6월 20일 한양예술극장에서도 블랜디드 온 스테이지-뮤지컬 제작 프로젝트 수강생들이 제작한 <뮤지컬 갈라쇼 블루밍>이 무대에 올랐다. 연극영화학과 송용진 교수의 지도 아래 진행된 이번 공연은 100석 이상의 관객석이 모두 채워질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뮤지컬 갈라쇼 블루밍>이란 공연명은 서로 다른 분야의 학생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배워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꽃이 피어나는 것에 비유해 지어졌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 시간 이외에도 자발적으로 모여 노래와 안무 연습을 하는 등 공연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공연 시작 3일 전부터는 테크 리허설과 드레스 리허설 등을 실시하며 실제 공연과 흡사한 과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공도 다양하고, 나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서로 접점이 없던 학생들이 함께 시간과 열정을 쏟으며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일.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을 수행하며 학생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며, 서로에게서 배움을 얻게 된다. 실제 객석을 채운 관람객 앞에서 준비한 뮤지컬을 선보이고, 한 학기 동안의 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자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남을 것이다.
한데 모인 한양인들의 뮤지컬 갈라쇼
BLOOMING
생각 공유자 : '뮤지컬 갈라쇼 블루밍' 참여자 김해솔 학생(기계공학부 2)
뮤지컬의 매력에 빠지다
약 3년 전, 유튜브를 통해 뮤지컬 <시카고>의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이라는 넘버를 알게 됐다. 당시 뮤지컬에 무지했던 내게 최재림 배우의 복화술과 표정 연기, 춤, 미친 성량의 노래 실력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를 몰랐던 그동안의 세월이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후, 나는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뮤지컬 넘버를 찾아 듣기 시작했고, 극장에서 활동하며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다만, 공연에 직접 참여할 기회는 없었기에 마음 한편 아쉬움이 커지던 중이었다. 그때 '블랜디드 온 스테이지-뮤지컬 제작 프로젝트'라는 교양수업을 알게 됐다. 사실 지난해부터 이 수업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전공수업과 시간이 겹쳐 수강할 수 없었다. 이번 학기에는 다행히도 시간이 맞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수강신청을 하게 됐다.
매회 기대되는 수업
이번 수업은 연극경화학과 송용진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수업이었다. <헤드윅>, <록키호러쇼> 등 다양한 공연으로 유명한 교수님께 듣는 수업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일을 맞았었다.
수업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초반은 이론에 대한 수업이었다. 뮤지컬의 역사 등을 배우며 이 분야에 대한 탄탄한 기초가 생성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 후, 수강생들 개개인이 직접 뮤지컬 넘버를 선택해, 무대에서 선보이는 수업이 이어졌다. 수강생 중 누구 하나 빠짐없이 발표하는 무대였기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내성적인 나에게는 노력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조를 짜주셨고, 조별로 넘버를 선택해 발표했다. 한 조에는 연출, 배우, 음향, 안무 등의 인력이 배치됐다. 내가 연출을 맡았던 조에서는 뮤지컬 <빨래>의 '서울살이 몇 핸가요?'라는 넘버를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수강생 전원이 한 팀이 되어 관객들을 초청하는 큰 공연을 올렸다.
기획팀으로 활동하기
조별 활동에서는 연출을 맡았으나, 자질에 부족함을 느꼈기에 합동공연에서는 기획팀 업무를 맡고 싶었다. 기획팀은 2인 체제였는데 나와 주연진 학생(컴퓨터공학과)이 뽑혔다. 음향을 맡은 김연우 학생(컴퓨터공학과)이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줬다. 기획팀은 홍보, 예산안 작성 등 다양한 일을 해야 했다. 홍보 계정 운영, 홍보 자료 만들기, 티켓 제작, 홍보 활동 진행, 포스터 제작 및 부착, 하우스 팀 운영, 그 외에도 여러 사소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활동들이었기에 기말고사 기간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다만, 모두가 그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하기에, 나도 도움이 되고자 더욱 열심히 활동에 임했다.
뮤지컬 갈라쇼 BLOOMING
'블루밍'은 이번에 진행한 뮤지컬 갈라쇼의 프로젝트명이다. 꽃이 핀다는 의미의 'Bloom'이라는 단어를 통해, 수강생 개개인이 마치 꽃이 피듯 본인의 역량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갈라쇼는 뮤지컬 <그리스>, <시카고>, <킹키부츠>, <빨래>, <데쓰노트>, <렌트> 등 다양한 뮤지컬 넘버와 학생들 개개인의 색깔이 하나 되어, 아름다운 색으로 빛나는 화합의 장이었다. 한양예술극장의 객석을 거의 다 채울 만큼 열기는 뜨거웠고, 학생들은 그 기대에 보답하듯 너무나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완벽한 공연이었다. 더불어 연극영화학과의 도움도 정말 큰 몫을 했다.
두고두고 기억에 오래 남을 수업
블랜디드 온 스테이지-뮤지컬 제작 프로젝트는 팀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나서서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었기에 성공적인 팀플이었던 것 같다.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 사실 팀 활동보다는 개인 활동을 선호했다. 그래서 이 수업을 듣기까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수업을 통해 진정한 십시일반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고,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뮤지컬 제작 과정에 대해 배우면서도, 팀플의 장점을 직접 체험할 좋은 기회가 됐다. 만약 뮤지컬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이 수업을 수강한다면 정말 기억에 오래 남고 교훈이 될 만한 수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예술 비전공자인 나에게 뮤지컬 제작에 직접 참여해 본 이번 기회는 너무나 소중하다. 내가 존경하는 배우들이 어떻게 공연을 위해 노력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수업이 아닌 흡사 '덕질(팬 활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예술분야 교양 강좌가 늘어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의 본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업을 체험하면 좋겠다. 진정으로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사회생활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고 싶은 모두에게 이 수업을 추천하고 싶다.
본 내용은 한양대 공식매거진 HYPER 2024 가을호 (통권 271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출처: https://www.newshyu.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6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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